부천에 위치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2022년 주최한 부천국제만화축제의 부속행사였던 전국 학생 만화 공모전 카툰 부분에서 '윤석열차'라는 이름의 카툰이 고등부 금상을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문체부가 엄중 경고를 주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윤석열차 문체부 엄중 경고 논란을 소개해 봅니다.
목차
윤석열차 문체부 엄중 경고
윤석열차는 어떤 작품인가.
논란의 중심이 된 윤석열차는 위의 카툰입니다. 열차로 묘사된 대통령과 기관실의 김건희 영부인, 그리고 승객으로는 칼을 든 검사들이 있습니다.
딱 보면 '어디서 본 건데?' 할 수 있는 내용인데 특정 집단의 수장을 기차로 비유하고 그 집단의 구성원을 승객으로 비꼬는 식의 카툰 작법은 꽤나 보편적인 것입니다.
작가인 고등학생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열차에서 구두를 신고 좌석에 발을 올려 둔 모습이 나온 것에서 모티브를 얻었다고 인터뷰했습니다.
윤석열차 문체부 경고 이유
문체부의 공식입장인 보도자료에는 '중, 고등학생이 정치적인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하였다고 사유를 밝혔는데요.
아래의 내용은 대략, 위의 이유로 경고하는데 우리가 경고할 권리가 이렇게 있어라고 설명하는 파트라 굳이 표시해 두지는 않겠습니다.
문제는 카툰이라는 장르는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는 만화라는 것입니다.
즉, 일간신문 등에 실리는 만평 같은 것이죠. 게다가 위의 사유로 문제를 제기했다면 중등부에서 수상한 이재명 후보에 대한 풍자 그림도 함께 거론되었어야 했습니다.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을 저격하는 경고였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었죠.
고등부에서 집권 대통령, 중등부에서 야당 당대표가 풍자의 대상이 된 카툰이 각각 수상했기 때문에 이걸 편향이라고 보기에도 애매했습니다.
위에도 밝혔듯이 카툰은 정치와 사회를 풍자하는 유머와 예술, 정치 참여가 복합된 장르로 한컷이라고는 하지만 복합적인 요소를 잘 녹여내야 하기 때문에 중, 고교 수준에서 그 정도 작품이 나온 것은 꽤나 칭찬할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사고를 만드는 정부
윤석열차는 작품의 완성도, 수상실적 등을 떠나서 정권에 크게 의미가 있는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4대 일간지 만평란에서 올라온 것도 아니었고, 관심도가 크지 않은 고등학생 공모전의 수상작일 뿐이었는데, 문체부가 이를 직접적으로 엄중 경고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너도 나도 찾아보는 작품이 되었죠.
자유의 제한이라는 측면에서 대의를 얻기도 쉽지 않았고, 지난 정권들의 사례를 보아서도 안 그래도 바닥인 지지율에 결코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일이었습니다.
지난 정권의 표현의 자유 억압
이명박 정권에서 17차례의 입막음용 소송전이 있었다는 사실은 참여연대의 보고서에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는 정윤회와 관련된 추문을 보도한 세계일보를 고소한 적이 있으며 문화, 예술계 블랙리스트를 운영했던 전적이 있었죠.
문재인 정부는 (보고 느낀 게 있었는지) 정부 단위로 개인의 표현을 억압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개인의 자격으로 모욕죄로 국민을 고소했다가 미칠 듯한 비난에 직면하여 2년 후 취하한 적이 있습니다.(...)
이 사건들의 하나같은 공통점은 결코 정부와 대통령에게 유리한 여론 형성에 도움이 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00년도 되지 않은 기간에 수차례나 반복되어 이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뻔하게 알 수 있는 사안에 문체부가 '엄중 경고'로 대응했다는 것이 꽤나 우려스러운 일이죠.
각종 패러디도 쏟아지고 있으니 안 하느니만 못한 대응이 되고 말았달까요.
각 계의 반응
예술계
웹툰, 문화예술계, 시사만화협회는 동시 다발적으로 비판 성명을 내놓았습니다. 이중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전국시사만화협회의 성명서였는데요.
자유라는 말을 33번 반복해서 적은 성명서를 내놓았는데, 이는 광복절 축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를 언급한 횟수입니다.
정치계
- 여당
국민의 힘은 대체적으로 문체부를 옹호하면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었다. 표절 작품이다. 학생이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냈다. 문재인 정권은 더했다(?! 잘못을 하긴 했다는 거잖아 이건) 등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야당
- 국민의 힘을 제외한 대부분의 야당
다 필요 없고 '대체 이게 무슨 짓거리야!'라는 반응입니다.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가 다시 소환되었고, 표절을 논할 거면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부터 짚고 넘어가자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진보 야당뿐 아니라 보수에 속하는 야당 쪽에서도 강도는 낮지만 비판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언론계
순방 중 대통령의 막말 논란으로 정권과 험악한 상태인 언론 쪽은 부정적인 입장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SNL에 출연하여 정치적인 풍자는 SNL의 권리라고 하거나 SNS를 통해 표현의 자유는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이다 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이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이죠.
지금까지 윤석열차 문체부 엄중 경고 논란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최근의 상황을 보면 정부의 강공 일변도 드라이브가 국민정서에 결코 좋지 않은 반응을 끌어내고 있는 것은 명확해 보입니다.
대통령의 자리는 윗사람으로 대접받는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국민의 평가로 위엄을 가지는 자리라는 사실을 이미 그들도 알고 있다는 걸, 말뿐 아니라 행동으로도 증명해 주기를 바랍니다.
흥미롭게 보셨다면 이재명 성남 FC 후원금 글과 여성가족부 폐지에 관한 글을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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