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접점 키보드 하나 샀습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리뷰 때려 보려고요. 키보드도 때려보고. 사실 지금 좀 신이 난 상태입니다. 정보글 쓰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리뷰글 작성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먼저 무접점 키보드가 뭔지 살펴보고, 유무선 겸용 키보드 한성 GK898B 오피스마스터 (블루투스 5.0)을 해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무접점 키보드가 무엇인지 이미 알고 계시거나 궁금하지 않으신 분은 아래의 목차를 눌러 바로 리뷰로 넘어가셔도 됩니다.
목차
무접점 키보드란?
먼저 접점이 키보드에서 뭔지 알아야겠죠.
※바로 본론으로 가고 싶다는 분들은 휘리릭 내려가시거나, 목차를 터치해서 바로 리뷰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접점은 키보드를 눌렀을때 닿아서 '아, 스위치가 눌렸다!' 고 컴퓨터에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포인트를 이야기 합니다.
기계식 키보드에 딸깍! 하는 경쾌한 소리는 바로 이게 눌렸다는 뜻이죠. '니가 뭔 키 눌렀는지 알겠으니까. 힘 더줘서 부수지 말아달라.' 는 울부짖음이랄까.
그러니까 무접점 키보드라는 것은 그 접점이 없는 녀석을을 이야기 하는 말이 되겠네요. 그쵸?
그럼 어떻게 접점이 없이 키가 눌리는 것을 알 수 있도록 할까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
대중적으로 무접점 키보드라고 불리는 방식은 대부분 정전용량 무접점 형태인 경우가 많습니다.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의 스위치 해부도(?)입니다. 이 방식의 키보드는 우리가 스위치를 누르면, 안쪽의 스프링이 눌려지게 되고 그때 변화하는 전기적인 성질을 기판이 감지하여 입력이 되는 형태입니다. 그래서 접점이 없으니, 무접점.
이 방식의 장점은 비교적 단순한 구조와 접점이라는 물리적인 접촉지점이 존재하지 않는 것에서 나오는 내구성의 강화에 있습니다. 물리적으로 충격을 받는게 아니라 스프링이 스무스하게 상하운동으로 출렁거리기만 할 뿐이니까요.
다른 장점으로는 특징적인 소리를 가지는 기계식 키보드 보다 조용하다는 점입니다.
청축이나, 갈축 같이 클릭음을 내는 기계식 키보드는 한국의 사정상 사무실에서 쓰기는 힘듭니다. 헌데 본인이 죽어도 싸구려 멤브레인 키보드는 못쓰겠다고 하면 리니어 기계식 키보드와 함께 정전용량 무접점 키보드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키감이나, 타건음은 뒤에서 리뷰할 때 다시 설명 드릴게요.
광축 키보드
어? 이거 기계식 아니었어? 하실수도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거 기계식 아입니다.
이번엔 광축 키보드의 해부도입니다. 광센서가 들어있습니다. 광축이니까요.
이 녀석의 작동 방식은 접점이 반드시 필요한 기계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습니다. 광축 키보드를 컴퓨터에 연결하면 광센서에서 적외선으로 그림과 같이 불이 들어오게 됩니다.
이 상태로 타자를 쳐서 슬라이더를 아래로 내리면 어떻게 될까요. 어느 순간에 슬라이더가 광센서의 빛을 막아버리는 때가 옵니다. 바로 그 순간이 광축 키보드가 입력이 되는 순간입니다.
광센서에 빛이 연결 되었느냐 아니냐를 놓고 입력을 판단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 무접점입니다.
그럼 왜 이 녀석을 기계식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까요. 애초에 소비자가 그랬을리는 없으니까. 회사들이 그렇게 팔았겠죠?
광축 키보드의 장점은 내구성, 방수, LED 표현이 쉽다는 점 등이 있는데, 빛을 가리기만 하면 입력이 된다는 점 또한 커스텀의 가능성이 활짝 열려있다는 장점이 되기도 했습니다.
클릭음과 키감은 기계식 스위치를 흉내낸 별도의 부품으로 기계식과 거의 똑같은 키감을 재현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사용하는 입장에서 똑같으니 기계식이라고 사고 팔게 된거죠.
한성 GK898B
오피스마스터 (블루투스5.0) 리뷰
외형
사진 먼저 보시죠.
GK898B의 외형은 한번에 알 수 있는 레트로, 클레식 키보드의 형태입니다. 구성품은 키보드 본품에 메뉴얼과, 키캡리무버, 그리고 청소용 브러쉬, 컴퓨터 연결 & 충전용 USB-C 케이블입니다.
브러쉬를 포함시켜준게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미술용 붓으로 키보드 청소를 했거든요.
전반적인 만듦새가 싼티나지 않고, 정갈하게 되어 있어서 깔끔하고 차분한 느낌을 줍니다.
한편 동봉된 메뉴얼은 높은 점수를 주기가 어려운데, 다양한 기기 모두에 대응 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애플, 안드로이드 등에서 한영키 변환을 어떻게 하는지 정도는 넣어 뒀어야 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시프트]+[스페이스], 애플은 [컨트롤]+[스페이스]를 조작해서 한영키를 변경할 수 있습니다.
스펙
스팩상의 키압은 50g으로 아주 낮지 않은 편입니다. 실제로 두드려보면 타건 자체에 어느 정도는 누른다고 의식해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닿기만 해도 입력이 되는 수준의 빠른 입력점을 가지는 것은 아닌데, 저를 포함해서 키보드에 누른다는 입력감이 없는 것을 어색해 하는 분들에게는 이정도가 적당합니다.
애초에 제가 이 녀석을 구매한 이유가 이전에 사용하던 게임용 키보드의 엄청나게 빠른 반응성에 오타를 내는 일이 잦았기 때문입니다.
높이가 낮은 체리식 프로파일 키캡을 적용하여 사용이 편안합니다. 그리고 2단 높이 조절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서 적절한 높이로 키보드를 맞춤 셋팅할 수 있습니다.
키캡은 가장 내구성이 좋은 재질로 알려진 PBT를 사용하였고, 한글, 영문 각인도 가장 내구도가 좋은 이중 사출 방식을 적용하여 품질 면에서는 나무랄 데가 없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같은 가격대에 메이저 브랜드의 경우 비슷한 가격대의 키보드를 ABS소재 키캡에 레이저 각인을 해서 판매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블루투스는 5.0으로 최대 3개의 기기를 연결하고 FN키와 [Del],[END],[PgDn]키를 입력하는 것으로 입력하는 기기를 전환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유선으로 연결도 가능하기 때문에 총 4개의 기기를 하나의 키보드로 사용이 가능합니다.
배터리의 경우 내장형 3000mAh 리듐배터리가 들어있습니다. 충전은 유선연결하는 USB-type C단자로 진행되며 충전시에 최대 120시간의 연속 사용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헌데, 이 친구는 풀배열 키보드라 사이즈가 크고, 나름대로 고급형 제품(+배터리도 들었고)이라 안정적인 키감을 위해서 무게가 좀 나갑니다. 따라서 휴대성 보다는 이렇게도 쓸 수 있는 정도다 라고 보는게 좋겠네요. 같은 구성에 숫자키를 잘라버린 텐키리스 모델도 따로 있으니 말입니다.
꽤 흥미로운 스펙상 특징으로 한성이 사용한 스위치는 기계식 키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체리사의 MX 스위치와 키캡 결합부의 모양이 같습니다. 따라서 시중이 흔히 나와있는 체리 키캡을 가지고 키보드를 자유롭게 커스텀할 수가 있게 됩니다.
키감&타건
이녀석의 키감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뽀글거린다는 겁니다. 자글자글 뽀글뽀글, 뭐 이런 느낌이 소리에서도 나지만 손가락을 통해서도 피드백 됩니다.
저는 기계식 키보드만 써봤던지라, 이런 형태의 키감이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영상 보시면 바로 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페이스와 엔터 같이 길다란 키들은 약간 퉁퉁하는 무딘 소리를 내는데 일반 자판들은 자글자글 거리는 소리를 내는 걸 알수 있습니다.
단순한 소리의 크기로 봐서는 체리의 저소음 적축보다 좀 더 큰 편입니다. 하지만 이정도면 사무실에서 사용하거나 하는데는 큰 문제가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정도로 뭐라고 하면 인성 의심해야하지 않을까...)
[Fn]+[F9]를 누르면 3단계로 키보드의 민감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단계가 높을 수록 반응이 입력지점이 더 깊숙히 들어가는 것 같은데, 저는 예민한 키보드들을 주로 사용했기 때문인지 단계가 높아지면 둔하다는 느낌이 들었고, 기본 상태가 가장 좋았습니다.
블루투스 연결
블루투스의 연결성도 좋습니다. 거의 동시에 반응이 진행되고 입력도 진행됩니다. 연결한 상태로 타이핑을 치는 영상도 올려뒀습니다. 소리와의 싱크 속도를 주의하면서 보시면 대충 반응이 괜찮다는 걸 아실 수 있을 겁니다.
사용한 태블릿은 래노버 P11이고 액정에 붙은 꺼먼 줄은 저희집 고양이들 털입니다... 샹노무 새끼들.... 아빠 책상엔 올라가지 말랬는데...
마치며
오랜만에 사본 키보드가 저도 잘 사용해보지 않은 무접점 키보드라서 혹시 손에 맞지 안을까 좀 걱정을 했는데 꽤나 즐거운 지름이 되어서 기분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한성 GK898B 오피스마스터 (블루투스5.0) 유무선 키보드에 대한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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