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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전자기기

가상화폐, 코인의 몰락 : 그래픽카드 가격 안정화, 아니 폭락

코인 리스크의 현실화

2010년대 후반의 토나오는 롤러코스터를 지나서 2020년 이후 가상화폐의 가격이 천장없는 상한가를 기록한 이례 모든 사람들이 언젠가는, 이라는 단서를 붙이며 코인의 몰락을 예견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하락이 시작되는 것처럼 보일 때마다 귀신같은 반등으로 비트코인 및 가상화폐들은 새로운 통화로 위치를 공고하게 하는 것 같았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어 각국이 경기 부양을 위해 풀었던 통화를 조절하고 경제의 건전성을 다시 일으키는 단계에 다다르자 코인은 마친가지로 코로나 기간동안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던 주식과 마찬가지로 내리 구르기 시작합니다. 

 

비트코인(좌), 이더리움(우)의 가격 동향 그래프 2분기 들어 급격한 하락이 눈에 띕니다. 

어떤 분들은 이 글을 뒷북이라고 하실 수도 있지만, 제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그래픽카드가격의 안정화, 정상화가 아니라 폭락입니다. 

그래픽카드는 가격은 단계적으로 하락해 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탄식을 이끌어냈던 가상화폐의 가격 이슈를 반대로 환호성을 지르며 반기는 부류의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들입니다. 

 

2020년 출시된 엔비디아의 RTX 3000번대의 그래픽카드들은 게이밍용이라는 구분이 무색하게도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무더기로 채굴장으로 끌려들어가게 됩니다. 

 

출시가 100만원 근방이던 3080 10GB 모델들의 가격은 200만원을 훌쩍넘는 미친 출고가로 시장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그걸 구해서 훨씬 비싸게 되팔아 돈을 버는 되팔렘이라는 신조어가 대중적으로 인지도를 얻을만큼 충격적인 품귀현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엔비디아는 LHR 이라는 이름으로 채굴의 효율을 낮춘 신규 모델의 출시로 폭등하는 가격에 브레이크를 걸어보려 했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한 원가 상승과 물량의 부족에 뒤이은 수요의 폭주, 그리고 계속되는 코인가격의 상승으로 반토막이난 채굴 효율의 LHR까지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채굴로 끌려가는 상황이 계속 되었습니다. 

 

그리고 코인이 주춤거리기 시작한 올해 초부터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사진 우측상단

위의 사진은 다나와의 3080 슈프림 10기가 제품의 가격 변동 추이입니다. 2022년이 시작됨과 동시에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3월까지 드라마틱하게 추락하던 가격은 3월이후 조금씩 조정되면서 출시 시점의 100만원 초 정도에서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입니다. 

 

가격의 상승이 멈춘것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코인의 가격이었을 겁니다. 코인의 가격이 채굴로 큰 이득을 보기 어려운 수준이나 현상유지 수준에서 오르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채굴장의 신규 구매 수요가 사라지면서 물량이 일반 소비자에게 풍족하게 공급되었습니다.

 

하지만 적당히 낮은 가격에서 멈추는 듯보였던 코인의 가격이 추가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2022년 6월 시점에서는 폭락이 예상됩니다. 

그래픽카드 가격은 왜 폭락할까

이미 한번의 가격 조정을 거친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다시 떨어진다는 것은 의아한 소리일 수 있습니다. 현재의 시장 상황은 안정적인 것으로 가격을 찾아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공급이 드라마틱하게 늘어나기 전에는 급격한 가격의 하락을 생각하기는 어렵습니다. 

 

네, 바로 그겁니다. 코인의 가격이 한계 이상으로 떨어지면, 그래픽카드 공급이 폭증하는 사태가 반드시 옵니다. 

 

채굴장은 생각보다 투자가 필요한 사업입니다. 그래픽카드는 컴퓨터 부품들 중에서도 가장 전기를 많이 먹고 열을 많이 발생시키는 물건이며, 따라서 여러대를 한꺼번에 운용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냉방 설비까지 포함한 전기세와 시설이 설치된 장소의 임대료, 그것을 관리하는 인적자원이 필요합니다. 

우크라이나 채굴장

위의 사진과 같은 규모의 채굴장은 흔치 않겠지만, 한국의 살인적인 온습도의 여름을 생각하면 저것보다 훨씬 강력한 냉방 설비까지 필요합니다. 누진세를 적용하는 한국의 전기 요금 체계에서 코인가격이 떨어지는데 채굴장을 유지하는 것은 산술급수의 손해가 아니라 기하급수적인 손해를 보기에 딱 좋은 일입니다. 거기에 여름이 되면 냉방비는 폭증합니다.

 

업소로 등록해서 저렴한 업소용 전기를 끌어쓰는 경우에도 결국은 업장의 임대료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가 없기 때문에 리스크는 존재할 수 밖에 없죠.   

 

코인의 가격이 유지비를 지불할 수 있는 수준 아래로 떨어지면, 그리고 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해지면 채굴업자들에게 남은 것은 얼른 달려가서 채굴장의 차단기를 내리고, 수십~수백대의 그래픽카드를 최대한 빠른 시점에 처분해서 한푼이라도 더 원금을 회수하는 것 밖에는 없어집니다. 

 

이와 같은 사태는 이미 2010년대 후반 1차 코인 붐이 꺼져가던 시점에서 정확하게 재현된 적이 있었습니다. 대형 채굴업자들이 우수수 물건을 시장에 풀어버리면서 중고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붕괴했고, 결국 모든 그래픽카드의 가격이 대 폭락을 맞으며 처음 맞는 코인 붐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사건이었습니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시간과 눈치 싸움 뿐입니다. 먼저 싸게 던지고 도망가는 사람이 가장 손해를 적게 보는 치킨레이스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경험해 보았지만, 광기처럼 몰아친 코인 붐의 마지막은 역시나 조금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합니다.  

 

날씨가 더워집니다. 모두 건강 조심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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